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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눈꽃 트레킹' 최고의 명소 4선

기영석 2008. 12. 24. 23:37

연말연시 '눈꽃 트레킹' 최고의 명소 4선

스포츠조선 | 기사입력 2008.12.24 09:27 | 최종수정 2008.12.2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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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초 기습 한파와 함께 영동-호남지방에 폭설이 내렸다. 해당지역 산자락엔 순백의 황홀경이 펼쳐지고 있다. 겨울철 우리의 자연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매력적 자태의 꽃이 있다. 바로 '눈꽃(雪花)'이다. 넉넉한 산자락 어느 곳에서도 만날 수 있는 눈꽃은 소담스러운 은빛 자태가 온실 속 화초 못지않다. 설화가 가득 핀 등산로는 또 어떠한가. 동화 속 세상 같은 눈꽃천지를 걷는 기분이란 삭막한 잿빛 겨울 산행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맛보게 한다. 곳곳에 피어난 하얀 눈꽃 터널을 걸으며 '뽀드득' 눈 밟는 소리에 닫힌 귀가 번쩍 열리는가 하면 산정으로 옮기는 '자기반추'의 발걸음은 저절로 활기찬 새해 여정을 꾸리게 한다.

  < 글ㆍ사진=김형우 기자 scblog.chosun.com/kimtraveller >



◇ 소담스럽게 내린 눈을 이고 햇살을 받아 잉크빛에서 은빛으로, 또 오렌지빛으로 물들어 가는 눈꽃의 자태란 알록달록 봄꽃 못지않다. 덕유산에서 바라본 설경. 대간의 봉우리들이 아스라이 펼쳐진다.

# 1. 태백산

천제단 일출 감상 '보너스' 눈옷 입은 '주목군락' 장관



 국내 눈꽃산행의 대명사격인 곳이다. 태백산(1567m)은 이름에서 느끼는 위압감만큼 크게 험하지는 않다. 때문에 연초 연인, 친구와 함께 산행을 즐기기에 괜찮은 코스이다. 물론 곳곳에 얼어붙은 구간이 있어 아이젠은 필수다.

 당골 광장에서 두세 시간 쯤 걸으면 정상 부근 천제단에 오르고 하산까지 대여섯 시간이면 족하다.

 태백산의 겨울은 눈 덮인 능선이며 설화가 압권이다. 주목과 어우러진 설화는 동화 속의 환상적 분위기를 연출한다. 태백산 눈꽃 트레킹으로는 유일사매표소~유일사~장군봉~망경사~당골 코스를 주로 이용한다. 유일사~장군봉 코스에서 주목과 어우러진 설화가 환상적 자태를 뽐낸다. 화방재 아래 유일사매표소에서 장군봉 까지는 두어 시간 걸린다.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천제단에 오르면 천지가 온통 은빛 파노라마를 연출한다. 백두대간의 중심, 천제단을 기점으로 북쪽 300m 지점이 태백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인 장군봉이다.

 천제단의 일출 감상도 연말 산행의 묘미. 맑은 날이면 동해에서 솟아나는 장쾌한 일출을 볼 수 있다. 새벽 3시부터 산을 오르기 시작해 오전 7시 이후 일출을 감상하는 게 보통이다. 천제단에서 유일사 쪽으로 내려가는 길에는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고사목들이 눈옷을 걸친 자태가 압권이다. 하산길에 신라고찰 망경사도 만난다. 절 입구의 용정은 국내 최고 높이에 자리한 샘물로 개천절에 올리는 천제의 제수로 쓰인다. 태백산관리사무소(033-553-5647)



  ▶미식거리

 태백-정선 지역은 본래 한우가 유명하다. 한우 연탄불 구이가 별미. 태백시내에 '태백한우골' 등 맛집이 있다.

 ▶가는 길

 ◇대중교통(서울 기준)=동서울 터미널에서 30분 간격으로 직행버스 운행(4시간 30분 소요). 태백시외버스터미널에서 유일사행 버스이용. 열차(청량리역~태백행 무궁화호 하루 6회, 새마을호 2회 운행)-역 앞에서 태백산 입구 당골까지 버스 운행(20~30분 간격)

# 2. 내장산

원적암~벽련암 '눈꽃 터널' 3.6km-1시간반 설국 트레킹



 가을 단풍 명산이 겨울이면 설경의 진수를 담아내는 순백의 공간으로 변신한다. 특히 서래봉, 망해봉, 연지봉 등 눈 덮인 기암고봉의 절경과 어우러진 고찰 내장사의 풍광은 한폭의 동양화에 다름없다.

 내장산(763m) 일원은 유독 눈이 많다. 정읍-장성 등 주변 평야지대에 진눈개비가 흩날리는 날이면 내장산엔 설국이 펼쳐진다.

 일반적으로 내장산 눈꽃 산행은 내장사 뒤 오솔길을 돌아 오는 코스를 이른다. 청정한 숲길 '일주문∼원적암~벽련암∼내장사'에 이르는 3.6㎞ 트레킹 코스(1시간30분 소요)로 본찰과 암자 등을 두루 돌아 볼 수 있어 사찰 기행으로도 그만이다. 원적암 가는 길은 완만하고 편안한 숲길이 이어진다. 원적암 코밑에서 가파른 돌계단이 나타날 뿐, 눈꽃 터널을 따라 청정계곡수가 흘러내리고 수백년 수령의 아름드리 비자림과 대숲의 설경, 흰눈을 이고 있는 산죽의 자태가 이어진다. 손바닥만한 원적암은 소담한 토굴이다. 낡은 선방과 불상을 모신 암자가 전부이다. 원적암에서 벽련암을 향하는 길에 눈꽃 터널이 이어진다. 신갈나무, 졸참나무, 떡갈나무 등 다양한 수종의 참나무 군락지에 눈꽃이 피어난다. 또 까치집처럼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겨우살이의 생명력도 볼거리다. 눈꽃 길에서 만나게 되는 벽련암의 풍광도 압권이다. 절 앞마당이 전망 포인트로 앞으로는 신선봉과 제비봉, 뒤로는 불출봉과 서래봉 등 아홉 봉우리 기암 괴봉이 연꽃잎처럼 둘러쳐져 있다. 내장산관리사무소(061-393-3088)



  ▶미식거리

 내장산 아래 국립공원 입구 상가에 산채정식 등을 맛볼 수 있는 식당가가 즐비하다. 전주비빔밥, 30여 가지의 각종 산나물과 불고기 등 성찬이 오르는 산채정식 < 사진 > 등이 유명하다.

 ▶가는 길


 ◇대중교통=강남고속버스터미널~정읍(3시간 20분 소요), 정읍~내장사행 버스(20분 소요)/ 열차(KTX 용산역~정읍역 2시간18분 소요). 정읍역~내장사 입구 시내버스 운행

# 3. 덕유산

무주리조트 인근 접근성 최고 '설천봉~향적봉' 비경 압권



 일반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눈꽃 기행지를 꼽자면 단연 덕유산이다. 눈꽃의 풍광도 수려하지만 뛰어난 접근성 때문이다.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를 타고 설천봉(1520m)까지 오른 후 30여분 눈꽃 산행에 나서면 덕유산 정상 향적봉(1614m)을 밟을 수 있다. 물론 구천동 백련사에서부터 정식 등산길을 타고 오를 수도 있다. 하지만 추운 겨울 가족단위 나들이를 고려해본다면 곤돌라를 이용하는 것도 합리적이다.

 덕유산은 남부지방에 있으면서도 유독 눈이 많은 곳이다. 서해의 습한 대기가 거봉을 넘다 머무르며 눈을 뿌려 대기 때문이다. 때문에 덕유산은 등산 마니아들에게 최고의 겨울산행 코스로 꼽힌다.

 덕유산의 대표적 눈꽃 트레킹코스는 설천봉에서 정상 향적봉으로 이어지는 산길과 향적봉~중봉 사이 주목 군락지를 꼽을 수 있다. 설천봉에서 향적봉은 30분, 향적봉과 중봉은 20여분 거리로 가벼운 산행만으로도 눈꽃의 자태를 실컷 맛볼 수 있다. 특히 주목군락지에는 하얀 눈꽃과 상고대가 피어올라 겨울산행의 진수를 맛보게 한다. 향적봉에서는 두 가지의 비경을 바라 볼 수 있다. 주목 상고대 사이 흰 눈을 이고 있는 남덕유의 부드러운 능선이 그 첫째다. 또 연무가 끼어 있는 오두산, 비계산 등 거창, 함양 방면 봉우리의 실루엣 또한 압권이다. 무주리조트(063-322-9000) 곤돌라 오전 9시~오후 4시 운행(왕복 1만1000원, 편도 7000원. 편도 20분 소요). 덕유산 관리사무소(063-322-3174), 향적봉 대피소(063-322-1614)



 ▶미식거리

 금강이 굽이쳐 도는 무주 지역에는 민물고기 요리가 유명하다. 동자개 등 민물잡어로 죽을 쑨 어죽, 쏘가리매운탕 등을 맛볼 수 있다. 읍내 금강식당 등의 맛집이 있다. 구천동에서는 산채정식이 푸짐하다.

 ▶가는 길


 ◇대중교통=(버스): 서울~무주 고속버스(남부 터미널에서 하루 5회 운행, 2시간 50분 소요), 무주읍~구천동행 버스 이용(하루 16회, 30분 소요).

# 4. 선자령

능선위 장쾌한 설원 한눈에 양떼목장-황태덕장도 볼거리



 평창엔 한겨울 그림엽서 같은 풍광이 펼쳐진다. 동해에서 넘나드는 습한 바람이 눈꽃으로 바뀌는 대관령의 1~2월은 유독 눈이 많은 때로 평창 일대 백두대간 자락 설원의 풍치가 장관이다. 그중 대관령 고개 윗자락 선자령의 은빛설원이 압권이다.

 대관령 눈꽃 트레킹의 메인 코스인 선자령(1157m)은 대관령 동쪽 봉우리로 해발 1000m가 넘는 곳이지만 대관령(840m)에서 표고로 317m만 더 오르면 된다. 옛 대관령 휴게소에서 북쪽 대간사를 거쳐 능선길로 5km를 더 가면 선자령이다. 국사성황사 오른쪽으로 난 산길을 오르면 항공통제소까지 이어진 콘크리트길을 만난다.

 이 길을 300m 정도 걸어야 선자령 가는 본격적인 산길이다. 산길은 대부분 능선 위로 이어져 장쾌한 설원을 감상하기에 제격이다.

 능선 위로 휘휘 큰 원으로 바람을 그려대는 풍력발전기들도 이색적이다. 선자령에서 하산하는 방법이 여럿 있지만 대관령휴게소로 되돌아오는 게 무난하다. 쉬엄쉬엄 왕복 4시간이면 다녀 올 수 있다. 선자령 트레킹 길에 들를 만한 곳이 대관령 양떼목장이다. 양떼목장 인근 횡계리 일대에 펼쳐지는 겨울철 이색 풍광도 볼거리. 광활한 황태덕장이 그것으로 수백만 마리의 황태가 매서운 겨울바람을 견디며 익어가고 있다. 대관령 양떼목장(033-335-1966)

  ▶미식거리

 선자령 인근 횡계리는 황태요리 전문점이 많다. 오대산 월정사 초입에는 산나물 백반 집들이 즐비하다.

 ▶가는 길


 ◇자가운전=영동고속도로 횡계IC~456번 지방도 따라 우회전, 횡계리 못미쳐 좌회전, 직진~대관령 옛 휴게소에서 산행시작 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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