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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동화’ 찍은 회룡포, 동화 같은 풍경 위태

기영석 2010. 4. 12. 21:17

‘가을동화’ 찍은 회룡포, 동화 같은 풍경 위태

한겨레 | 입력 2010.04.12 20:30

[한겨레] [집중점검 4대강 사업]
영주댐 건설땐 내성천 모래 줄어 백사장→풀밭

괴헌고택 등 문화재 13곳·500세대 수몰 예상

회룡포는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이 용처럼 휘감아 돌고, 강과 긴 세월이 함께 만들어낸 너른 백사장이 마을을 포근하게 감싸는 육지 속 섬마을이다. 내성천과 드넓은 모래밭이 조화를 이룬 비경은 텔레비전 드라마 < 가을동화 > 와 예능프로그램 < 1박2일 > 에 소개돼 한 주에 2만명에 이르는 사람을 끌어들이고 있다. 회룡포는 안동 하회마을과 함께 가장 유명한 물돌이 마을이기도 하다.

이런 낙동강가의 절경이 4대강 사업의 하나인 영주댐 건설로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토목공학)는 "회룡포가 있는 내성천 상류에 영주댐이 건설되면 하류로의 모래 유출량이 크게 줄어들어 백사장이 사라지거나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박 교수는 "2001년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의 '내성천 하천정비 기본계획'을 보면 이미 골재 채취 등으로 인해 1984~2000년 최대 하상고 기준으로 0.13~1.91m나 강바닥이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며 "골재 채취와 댐 건설로 인한 모래 유출 차단에 대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제대 박재현 교수(토목공학)도 "안동댐과 임하댐의 경우로 미뤄볼 때 영주댐이 건설되면 하류 쪽 모래밭이 풀밭으로 변하는 육(지)화 현상이 생겨 회룡포와 내성천이 기존의 아름다운 모습을 잃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전문가들의 우려에 대해 정부와 수자원공사는 2004년 작성된 보고서를 근거로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댐 건설을 강행하고 있다. 심지어 수자원공사 쪽은 "내성천은 낙동강 본류의 대표적 모래 공급 하천으로 모래가 많고 하천의 모래 운반력이 뛰어나다"며 영주댐 상류에 저수 용량 확보와 댐 수명 연장을 위해 '유사조절지'라는 모래차단댐까지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수자원공사 쪽은 "내성천 유역은 다른 댐 지역보다 쌓이는 유사량(비퇴사량)이 많은 곳"이라며 "영주댐 건설로 감소되는 모래 유출량은 전체 모래 유출량의 17% 정도로 해마다 채취하는 골재량 30만~50만㎥의 절반에 못미치는 13만4000㎥ 정도여서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하류의 준설공사 때 침식방지 시설물과 완경사 저수로를 만들어 모래밭 침식을 최소화할 계획이며 하천유량 유지 목적 댐이어서 육화 현상도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모래차단댐과 영주댐으로 모래 유출이 이중으로 막히면 회룡포 경관의 핵심인 백사장으로의 모래공급에 치명적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한다. 또 회룡포에서 5㎞ 하류에서 만나는 낙동강에서도 준설이 계획돼 있다. 따라서 회룡포는 상류에서의 모래 공급은 줄고, 하류로의 모래 유출은 늘어나 백사장 침식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어두운 전망도 나온다.

박창근 교수는 "홍수 때 영주댐의 방류량을 감당하려면 내성천에서도 준설을 할 수밖에 없는데 이러면 내성천 일대의 풍부한 백사장은 크게 훼손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도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영주댐 건설에 앞서 댐 하류의 국가적 명승지인 회룡포와 생태계의 영향을 충분히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역 주민들도 영주댐 건설에 반대하고 있다. 영주댐을 건설하면 500여가구가 수몰돼 고향을 떠나야 하고, 이 지역의 기상이 변화해 막대한 농작물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황평우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장은 "괴헌고택 등 13점의 국가·도 지정문화재가 수몰되고, 회룡포 등 내성천의 자연경관이 크게 훼손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애초 영주댐 건설 사업은 1999년 송리원댐 건설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되다가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2003년 공사가 중단됐다. 하지만 지난해 1월 국토해양부가 타당성이 있다는 재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다시 추진됐다. 그 뒤 4대강 사업의 내용에 포함돼 지난해 12월 착공됐으며, 현재 준비공사와 실시설계가 진행중이다. 영주댐은 회룡포 상류에 총저수용량 1억8110만㎥ 규모로 8380억원을 들여 2014년까지 건설된다.

예천/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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