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퇴고1
소금산은 알겠지 / 기영석
머 언 길 달려오니
미소 지으며 반겨주네
줄 이은 산객은 숨소리 요란하고
쉼의 자리 하나 없다
추억 한 장 남기려고
온갖 풍상 다 보이며
억지웃음 누가 알겠는가
가슴에 묻어둔 응어리
잊으려 하겠지
유혹하는 빨래 줄에
겁 많은 여인은 돌아서고
아찔함을 만끽하며
울창한 나목 아래 배 채우니
여 님들 너스레가 이어진다
외산 바라보며
인생의 삶도
등 굽은 산처럼 굴곡이 있고
숯덩이 된 내 마음을
장엄한 송린은 말해주겠지
(원문)
소금산 / 기영석
그리도 보고 싶은 너였기에
머 언 길 마다하고 달려왔는데
철 따라 고운 옷 갈아입고
기다림에 얼마나 힘들었겠니
줄지은 산객의 숨소리 요란하고
가장 길다는 출렁다리에
줄 가득 빨래를 널어놓았더라
겁 많은 여인은 울면서 돌아서고
아찔함을 만끽하며 허기진 배 채우니
여님들의 너스레가 이어지고
울창한 나목들 사이로 조망도 담으며
정상에 성공하니 그 기분 누가 알겠나
급경사의 철계단이 공포로 이어지고
바위 위의 아찔함도 소름이 끼칠 즈음
날 머리에 앉아보니 여인들의 웃음소리
힘들 줄만 알았는데 좋았음을 말해준다
인생의 삶도 등 굽은 산처럼 굴곡이 있고
시작과 끝이 있음을 다시 생각해본다
산을 닮고 싶다는 시인의 프로필처럼
산을 오르는 자만이 산이 품은 뜻을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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