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봄의 길목 / 기영석
오솔길 따라 봄이 왔나 보다
길 가장자리엔 새싹들이
실눈 뜨고 날 보라고 윙크한다
성질 급한 매화가 꽃을 피우고
산소 주변에는 할미꽃이
허리를 펴지도 못한 채
할머니처럼 반겨준다
이름 모를 아주 작은 노란 꽃이
봄이 왔음을 알려주고
실개천엔 버들강아지가
나목 위엔 박새가 노래하며 춤을 춘다
꿀벌들도 좋아라 소리 내어
봄이 왔다고 알려주는데
시샘하는 봄바람이
왜 이리도 서글프게 하는가
안간힘 쓰고 발버둥 쳐도
봄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파란 하늘 위의 소리개가
연애하며 알려주더라
2019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