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서재/자작시

봄의 길목

기영석 2019. 5. 20. 09:00

#자작시

 

봄의 길목 / 기영석

 

오솔길 따라 봄이 왔나 보다

길 가장자리엔 새싹들이

실눈 뜨고 날 보라고 윙크한다

 

성질 급한 매화가 꽃을 피우고

산소 주변에는 할미꽃이

허리를 펴지도 못한 채

할머니처럼 반겨준다

 

이름 모를 아주 작은 노란 꽃이

봄이 왔음을 알려주고

실개천엔 버들강아지가

나목 위엔 박새가 노래하며 춤을 춘다

 

꿀벌들도 좋아라 소리 내어

봄이 왔다고 알려주는데

시샘하는 봄바람이

왜 이리도 서글프게 하는가

 

안간힘 쓰고 발버둥 쳐도

봄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파란 하늘 위의 소리개가

연애하며 알려주더라

 

2019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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