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너를 원망하지 않을게 / 기영석
꽃샘추위가 몰아치던 날
들판에서 춥다고 아우성치며
산고에 살려달라 애원했겠지
잉태의 환희는 찰나에 사라졌고
씨방을 해부했을 때는 까만 흔적뿐이고
피우지 못한 그 많은 자식을 동사시킨
슬픔이야 어느 누가 모르겠니
신농씨가 미워하고 하늘이 저주해도
더 많이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말할 게
자식 잃은 너는 애통해하겠지만
촌 노는 뒤척이며 내년을 꿈꿀 때
숯덩이 된 내 가슴이 아파져 오는 긴 밤을.
2019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