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서재/자작시

너를 원망하지 않을게 190405

기영석 2019. 5. 22. 00:01

#자작시

 

너를 원망하지 않을게 / 기영석

 

꽃샘추위가 몰아치던 날

들판에서 춥다고 아우성치며

산고에 살려달라 애원했겠지

 

잉태의 환희는 찰나에 사라졌고

씨방을 해부했을 때는 까만 흔적뿐이고

피우지 못한 그 많은 자식을 동사시킨

슬픔이야 어느 누가 모르겠니

 

신농씨가 미워하고 하늘이 저주해도

더 많이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말할 게

 

자식 잃은 너는 애통해하겠지만

촌 노는 뒤척이며 내년을 꿈꿀 때

숯덩이 된 내 가슴이 아파져 오는 긴 밤을.

 

2019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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