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서재/글 자료

기행문(紀行文)쓰는 법

기영석 2009. 2. 13. 20:55

기행문(紀行文)쓰는 법

 

이 글에서는 우선 기행문에 대한 전반적인 것을 알아보고, 이어서 수학여행 기행문을 쓰기 위한 기록문(여정과 견문에 대한 메모와 여행지 자료)을 살펴보겠다.

 

1. 기행문의 뜻

여행을 하는 동안에 일어난 일이나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시간 순서나 여정에 따라 기록한 글.

 

2. 기행문의 성격

가. 수필의 한 형식이지만 여정에 따라 쓴다는 점에서 다름.
나. 새로운 사실이나 경험 등을 소개한다는 점에서 정보 전달의 성격을 지님.
다. 글쓴이에게는 여행기나 탐험기가 되고 읽는이에게는 여행안내서가 됨.

 

3. 기행문의 특징

가. 글쓴이에게는 기념문, 독자에게는 안내문이 됨.
나. 여행 동기와 목적이 나타나고 여정에 따라 쓰임.
다. 글쓴이의 감상이나 느낌이 솔직하게 드러남.
라. 생동감을 주기 위해 현재형 문장으로 쓰는 경우가 많음.
마. 구성 형식에 일정한 틀이 없음.
바. 보고들은 것을 사실대로 씀.
사. 지방색이 드러남.
아. 서경문의 특색이 많음.
*서경문 : 눈앞에 전개되는 자연 풍경 같은 것을 객관적으로 묘사한 글.
*서정문 : 작가의 내면적 심정을 주관적으로 표현한 글.
*서사문 : 사건이나 사실을 중심으로 기록한 글

 

 

4. 기행문의 소재

출발에서부터 돌아올 때까지의 모든 것이 소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너무 일상적이거나 다 알고 있는 사실보다는 여행지의 특유한 경치, 풍속, 인정,  여행지의 문화와 역사, 사투리, 나그네로서의 느낌 등이 좋은 소재다.

 

 

5. 기행문의 요소

가. 여정(旅情) : 여행한 경로. 언제, 어디를 거쳐갔는가의 경로를 시간적, 공간적 순서로 씀. (서사문적 성격)
나. 견문(見聞) : 여행 중 보고 들은 것. 그 고장의 경치, 풍속, 문화와 역사, 인심이나 사투리 등을 서술함. (서경문적 성격)
다. 감상(感想) : 여행하면서 느낀 점이나 보고 들은 사실에 대한 생각을 서술함. (서정문적 성격)
* 출발할 때의 모습과 상황, 기분 등과 도착해서의 모습과 상황, 기분 등을 인상 깊게 기록함.

 

 

6. 기행문에 나타나는 내용

가. 여행 동기나 목적 : 여행하는 이유나 목적. 대개 글의 앞부분에 씀.
나. 여행 방법과 일정 : 여행기간과 수단, 여행지 등.
다. 견문 : 여행하면서 보고들은 것.
라. 지방색 : 그 지방 특유의 풍습, 풍물, 사투리 등.
마. 감상 : 여행하면서 느낀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함.
바. 객창감 : 여행하면서 느낀 낯설음이나 집에 대한 그리움 등.
사. 반성 : 여행하는 동안의 전체적인 느낌, 반성, 성과 등.
아. 기타 : 그림이나 사진, 시 등을 곁들이면 시각적인 효과와 강한 인상을 주어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음.

 

 

7. 수학여행 기행문 작성 요령

 

가. 여행의 여정과 여행지에 대해서 미리 알아둠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이고, 본 만큼 느끼며, 느낀 만큼 알 수 있다.”고 한다. 낙화암에 올랐을 때 3천 궁녀가 백제 멸망과 함께 꽃처럼 떨어졌다는 전설을 알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느낀 점은 분명 다를 것이다.  마이산의 백미는 이갑용 처사가 쌓은 80여 개의 돌탑이다. 이것을 모르면 마이탑사 입구에서 그대로 옆으로 지나쳐서 부지런히 산길만 오르는 어리석은 여행을 할 수도 있다.

 

처음이자 마지막인 중학 또는 고교에서 학창 시절의 수학여행이다. 이 좋은 기회를 허송할 수는 없지 않은가. 많이 알고 가서, 많이 보고, 아울러 많이 느껴 보자. 그래야 생활에서 더 많이 알고 보며 느끼는 것이 반복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나. 필기구를 상비하고 자주 메모함

수학여행은 대개 일정이 빡빡하다. 따라서 여행 후에 기행문을 쓰려면 어디서 무엇을 보았는지 혼란스러운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어떤 절 뒤에서 샘물을 마셨는데 그 절이 고란사인지 관촉사인지, 커다란 불상을 보긴 했는데 그곳이 관촉사인지 은수사인지… 이런 기억으로 기행문이 제대로 될 리 없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필기구(목걸이 볼펜과 수첩공책)를 상비하고 수시로 기록하면 도움이 된다.

 

다. 요령 있게 메모를 할 것

 “사적 제5호로 사비성(泗侁城)이라고도 부르며, 부소산의 산정을 중심으로 해서 1차적으로 테뫼식(式) 산성을 축조하고, 다시 그 주위를 포곡식(包谷式)으로 약 1.5 km에 걸쳐서 축조…, 이곳에서는 탄화미(炭化米)가 많이 나오며 토축(土築)성벽도 완연히 남아 있다.”

 

부소산성(扶蘇山城)에 대한 안내문이다. 읽기도 힘들고 읽었다고 해도 무슨 말인지 이해도 안 될 것이다. 이것을 메모하려면 10분 이상 걸리고 그러노라면 더 중요한 것을 보지 못한다. 테뫼식이니 포곡식이니 하는 것은 무엇이며 탄화미는 무엇인가. 또, 그것을 안다고 한들 무엇하겠는가. 이런 안내문보다는 견문과 느낌을 적어라. 사적지에 대한 그런 안내문을 적고 싶다면 쓰기보다는 카메라에 담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라. 적당히 수면과 휴식을 할 것

수학여행을 가면 2박 3일(또는 3박 4일) 동안 친구들과 함께 생활하게 된다. 특히 밤에는 모처럼 학급 친구들과 한 방에서 자게 되니 여행기간 내내 잠을 설치기 쉽다. 신심이 피곤하면 제대로 보기 어렵다. 어떤 학생은 여행 기간 내내 밤을 새우고 차만 타면 잤고, 꿈꾸듯 비몽사몽간에 여행지를 헤매다 왔다는 경우도 있다. 그런 학생은 ‘차에 탔다. 잤다. 어딘가에 내렸다. 졸면서 걷다가 차에 탔다.’ 밖에는 쓸 것이 없을 것이다.

 

마. 식사와 간식을 맛있게 먹을 것

음식이 맞지 않다고 수저를 드는 둥 마는 둥하며 밥을 그대로 남기는 학생도 있다. 수학 여행은 몹시 피곤한 여정이다. 식사를 제대로 못한 몸으로는 힘든 일정을 견디기 어렵고 기행문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타지에서 식사를 하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이다. 여행의 3대 즐거움은 견문(새로운 것을 보고 들음), 식사(여러 지방의 색다른 음식을 맛봄),  쇼핑(여러 지역의 특산물을 구입)이라고 한다. 견문이야 당연한 것이고, 쇼핑은 학생 신분에는 아직 이를 지 모르지만, 식사의 즐거움을 잃을 수는 없지 않은가. 맛이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추억이 되는 것이다. 맛있게 먹고 즐겁게 느끼면서 깊은 생각을 하자.

 

 

8. 수학여행 기행문 작성을 위한 기초 자료 기록의 실제

 

다음은 2박 3일간의 일정과 느낌을 그때그때 적은 메모에 여행지의 참고 자료를 조사하여 덧붙인 글이다. 기행문이라기보다 기행문을 쓰기 위한 기초자료라고 할 수 있다. 일단 아래와 같은 순서로  수학여정 기록문을 쓴 뒤, 그것을 기초로 기행문을 작성하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①떠나기 전에 여행지에 대한 파악,

②여행 중에 수시로 메모 (이것을 정리하면 여정 기록문이 됨) 

③1박 이상의 여행일 경우 자기 전에 그 날 의 견문을 간단히 정리하여 기록 (여정 기록문에 보충)

④돌아오자마자 여행지에서의 메모와 참고 자료 정리 (시일이 지나면 잊어버릴 염려가 있음) 

⑤기행문의 주제를 정한 뒤 기행문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