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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절정의 파노라마에 넋을 잃다

기영석 2009. 2. 13. 11:42

백두대간 절정의 파노라마에 넋을 잃다

머니투데이 | 기사입력 2009.02.0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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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민병준여행전문 작가][[머니위크] 한국의 걷고 싶은 길/덕유산]


백두대간의 큰 산인 무주 덕유산은 아름다운 눈꽃이 장관을 이루는 산이다. 그 경관은 이 땅에서 제법 이름 날리고 있는 선자령이나 태백산의 눈꽃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 풍광을 자랑한다. 그래서 겨울을 사랑하는 이들은 눈꽃, 서리꽃 황홀한 계절이 되면 앞 다투어 덕유산 품으로 달려간다.

겨울 눈꽃이 아름다운 덕유산(1614m)에 오르려면 구천동 삼공리에서 구천동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발품을 파는 게 가장 전통적인 방법이다. 한때 오지의 대명사로 꼽혔던 무주구천동 깊은 계곡은 1980년대 이후 숨어 살 곳 없을 정도로 낱낱이 드러났지만, 이런 겨울엔 예전의 운치가 살아난다.

◆향적봉 오르는 길에 반겨주는 설화

삼공리 매표소를 지나 달빛 아래서야 제빛을 드러낸다는 월하탄(月下灘)을 구경하면 인월담, 사자담, 다연대가 차례로 반긴다. 오를수록 눈이 점점 많아진다. 얼어붙은 구천폭포 감상에 어느덧 발길은 백련사 스님들이 몸과 마음을 씻던 백련담 스치고, 이내 산문(山門)에 들어섰음을 알리는 일주문이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9000의 승려가 있다던 구천동 절집의 내력을 일러주는 듯한 부도밭이 눈 속에도 정겹다. 부도밭에 있는 매월당부도는 매월당 설흔(雪欣) 스님의 승탑이다. 매월당은 1772년(영조 48)에 적상산 안국사의 후불탱화 조성에 참여한 후 12년 뒤인 1784년(정조 8)에 구천동 백련사에서 입적한 스님. 그런데 생육신의 한명인 김시습과 호가 같아 한때 잘못 알려지기도 했다. 김시습의 부도는 부여 무량사에 있다.

부도밭 지나 사바세계와 연을 끊는다는 이속대(離俗臺) 흰 눈에 발자국을 남기면 백련사(白蓮寺) 풍경소리에 마음이 정갈해진다. 백련사는 신라 신문왕 때 백련선사가 숨어살던 곳에 하얀 연꽃이 솟아 나왔다 하여 절을 짓고 백련암이라 했다고 전한다. 1900년에 무주 부사였던 이하섭이 중수했으나 6ㆍ25전쟁 때 불타버렸다. 그러다 1961년에 대웅전을 건립하면서 백련암으로 불리던 절 이름을 백련사로 바꾸었다. 이렇듯 천년고찰의 온기를 맡을 순 없지만, 절집 풍광보다는 매표소에서 백련사까지 오는 길에 만나는 겨울 계곡 정취가 더 없이 좋다.

백련사까지 갔다면 눈꽃과 서리꽃이 모두 아름다운 덕유산 향적봉을 올라보자. 눈이 잔뜩 쌓인 가파른 산길을 얼마쯤 걸었을까. 하얀 눈꽃을 가득 피운 주목과 인사하다보면 드디어 향적봉 정상의 돌탑이 반긴다. 동쪽으론 가야산(1430m)이 손에 잡힐 듯하고, 남쪽으론 지리산(1915m)이 아련하다. 향적봉 정상에는 탐방객들이 언제나 많다. 대부분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를 이용해 올라 온 사람들이다. 곤돌라를 타면 힘에 부치는 노인들과 어린 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높은 능선에 펼쳐진 눈꽃을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늘금을 이룬 아고산대의 눈꽃을 제대로 만끽하려면 중봉(1594m)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향적봉에서 중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육산(肉山)인 덕유산의 넉넉한 모습을 증명이라도 하듯 완만하다. 향적봉에서 중봉 사이의 구상나무와 주목군락지는 한 폭의 그림 같은 환상의 설경을 그려낸다.

눈꽃의 생명은 짧다. 그래서 덕유산 능선에 핀 눈꽃을 매일 볼 수는 없겠지만, 눈이 자주 내리는 음력 정월이 되면 자주 눈꽃을 피워낸다. 만약 인연이 닿지 않아 눈꽃을 못 보았다 해도 아침 일찍 서두른다면 서리꽃을 감상할 수 있는 행운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중봉에서 30여분만에 도착할 수 있는 오수자굴은 오수자라는 스님이 자기의 잘못을 뉘우치고자 이곳에 들어와 도를 닦던 곳이라 한다. 마치 거대한 고래가 입을 벌리고 있는 것처럼 생긴 오수자굴 입구는 허리를 굽혀야 할 만큼 낮으나 굴 안은 수십 명이 동시에 서있을 정도로 널찍하다. 이어 호젓한 산길에 발품을 팔면 어느덧 백련사에 닿는다.

◆곤돌라 타고 감상하는 눈꽃 황홀

덕유산의 눈꽃을 즐기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다음과 같다. 예전 등산인들이 많이 이용했던 삼공리 집단시설지구~백련사~향적봉~중봉~오수자굴~백련사~삼공리 코스는 6~7시간 소요. 주차료 4000원, 입장료는 없다.

요즘엔 무주리조트에서 설천봉까지 운행하는 곤돌라를 이용하는 등산인들이 많다. 이들은 무주리조트~곤돌라~향적봉~중봉~오수자굴~백련사~삼공리 코스를 많이 선택한다. 4시간 소요. 노약자와 동행했을 때는 무주리조트~곤돌라~향적봉~중봉 왕복 코스만 다녀와도 눈꽃을 서운하지 않게 감상할 수 있다. 2시간 소요.

무주리조트 곤돌라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행한다. 왕복권 어른 1만1000원, 어린이 8000원. 편도권 어른 7000원, 어린이 5000원. 무주구천동(삼공리 주차장)~무주리조트 구간은 무료 셔틀버스가 30분~1시간 간격으로 매일 16회(05:30~ 20:30) 운행한다. 10분 소요.

여행정보

●자가운전

중부고속도로(구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무주 나들목→19번 국도(적상 방면)→적상→사산리 삼거리→49번 국가지원지방도→치목터널→구천동터널→37번 국도→무주리조트 입구→삼공리 주차장 < 수도권 기준 3시간 소요 >

●별미

무주 사람들이 즐겨 먹는 어죽은 무주 읍내의 금강식당(063-322-0979)이 유명하다. 1인분 6000원. 삼공리의 덕유산관광단지에 있는 원조할매보쌈식당(063-322-2188)의 보쌈정식도 괜찮다. 부드러운 돼지수육을 맛깔스런 배추김치에 싸먹는 맛이 일품이다. 두릅 곰취 등 각종 나물을 비롯해 계란찜 된장찌개 등 20여 가지 반찬이 나온다. 보쌈정식 1인분 1만3000원.

●숙박

삼공리의 구천동 관광지구에는 알프스산장(063-322-2350), 구천장(063-322-0880) 등 30~40개의 장급 여관과 민박집이 있다. 무주리조트 입구에도 모텔덕유산(063-322-1001), 문리버(063-322-7009), 나오스(063-322-4448) 등 많은 숙박시설이 있다. 무주리조트엔 티롤호텔(063-320-7200) 등이 있다. 덕유산 정상 부근에 있는 향적봉대피소(063-322-1614)에서 묵으면 향적봉의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객실은 2층 목조침상이다. 1박 7000원, 담요 대여료 1000원. 미리 예약해야 한다.

●참조

덕유산 관리사무소 063-322-3174, 무주군청 문화관광과 063-320-2544~5, 무주리조트 063-322-9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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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준여행전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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