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궃은 날씨…농작물 작황

기영석 2011. 8. 17. 15:18

궃은 날씨…농작물 작황
 

  계속된 궂은 날씨로 대부분의 농작물 작황이 저조하다. 중부지방에 내린 폭우로 경기 고양시 사리현동의 한 얼갈이 재배하우스가 물에 잠겼다.  고양=김병진 기자 fotokim@nongmin.com

 날씨가 심상찮다. 장마가 그친 뒤에도 중부와 남부를 오르내리며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전국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집중호우와 태풍에 따른 농작물 피해뿐만 아니라 계속된 궂은 날씨로 대부분의 농작물 작황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 때문에 곳곳에서 흉년 조짐이 나타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비 많고, 일조량 적어=올해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6월22일 이후 52일 가운데 서울과 수도권지역에는 39일 비가 내렸다. 열흘중 칠일하고도 반나절이나 비가 내린 것이다.

 또 내린 비의 양도 많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장마 기간에 평균 589.5㎜, 특히 중부지방에는 757.1㎜나 쏟아졌다. 장마가 끝난 뒤인 7월 하순 서울과 수도권엔 집중호우가, 8월 초 태풍 무이파와 남부지방 집중호우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7월 한달동안 전국의 일조시간은 114.2시간으로 평년보다 46.2시간이나 적었다. 7월 하순에는 일조시간이 35.6시간으로 평년(64.6시간)의 55.1%밖에 안 됐다.

 ◆고추 등 직격탄=고온에다 습기가 높고 흐린 날이 많아지면서 병해충에 직격탄을 맞은 농작물이 많아지고 있다. 고추가 대표적이다. 충북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충북지역 거의 모든 고추밭에서 탄저병이 22.8%나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14.1%의 고추 밭에서 0.4%만 탄저병이 발생한 것에 견줘 비교가 안 될 정도다. 더욱이 올해는 탄저병 발생시기가 지난해보다 한달정도 빨라 피해가 더 커질 전망이다. 산지 관계자들은 “충남ㆍ북과 전남ㆍ북 지역을 중심으로 비 피해와 병해로 고추 생산량이 20∼30%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펴낸 ‘농업ㆍ농촌 경제동향’에서 “8월에 주로 출하되는 강원지역 감자 작황이 생육기 저온 현상과 과 비대기에 집중호우로 생육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상추ㆍ청경채 등 잎채소류는 침수로 수확할 수 없어진 지역이 많고, 오이ㆍ호박 등은 일조량 부족으로 작황이 크게 부진하다.

 ◆과일도 부진=과일도 걱정이다. 복숭아와 포도는 올초 언 피해를 당한 데 이어 수확철인 요즘 계속 내린 비로 작황이 좋지 않다. 한용희씨(59ㆍ경기 화성시 송산면)는 “언 피해 영향에다 비가 계속 내려 포도 송이도 작고 고르지 않고 비닐하우스 포도도 봄 저온피해로 포도송이가 듬성듬성한 일명 ‘너덜포도’ 비율이 높아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30∼40%는 줄 것 같다”며 “40년 동안 포도농사를 지었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사과ㆍ배도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배는 올봄 저온피해로 수세가 약해져 일부지역에서 흑성병등이 퍼진 데다 태풍 무이파의 영향으로 전남 나주ㆍ영암지역을 중심으로 1,000㏊ 가까이 낙과피해가 발생했다.농경연은 10일 태풍 무이파로 인한 낙과로 올 배 생산량이 당초 예상보다 1만3,100t가량 줄 것으로 예측했다.

 ◆벼 작황 관심=비 오는 날이 많아지자 벼 작황에도 관심이 쏠린다. 농촌진흥청이 1일을 기준으로 전국 618곳의 논에서 벼 출수상황을 조사한 결과 조생종은 출수가 평년보다 2일정도 늦고, 중만생종은 이삭이 만들어지는 시기이나 평년보다 1∼2일 정도 지연되고 있다. 그러나 이삭수와 벼알수로 볼때 작황은 양호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다르다. 태풍 ‘무이파’로 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벼 백수피해가 나타난 데다 서해안지역에는 병해충 발생도 늘고 있다. 정낙원 충남 아산 염치농협 조합장은 “비가 많이 내리고 흐린날이 많아 중만생종벼가 겉으로 보기엔 괜찮지만 비가 많이 내리고 흐린날이 많아 이삭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고 평년보다 30㎝정도나 웃자랐다”며 “태풍이 또 오면 큰일”이라고 말했다.

 박종구ㆍ최상구ㆍ김상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