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만 아는' 강원도의 숨은 단풍 명소>
연합뉴스 입력 2012.10.12 17:20 수정 2012.10.12 17:28(춘천=연합뉴스) 강은나래 기자 = 농익은 가을 기운이 골짜기마다 오색단풍을 피워내는 10월.
설악산과 오대산, 치악산 등 강원도 내 유명 산은 오색 단풍을 즐기려는 산행객으로 벌써 발 디딜 틈이 없다.
인파를 벗어나 한적한 가을 기운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올해는 소규모 단풍명소들을 찾아 떠나보는 게 어떨까?
강원도에는 외부에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운치는 유명 산 못지않은 보석같은 단풍 여행지가 많다.
◇단풍 물든 '화암사'와 '비수구미' 마을 = 대청봉에서 천불동 계곡까지 흘러내리는 붉은빛이 마치 노을을 쏟아놓은 듯 장관을 이루는 설악산 단풍.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신평리 화암사는 설악산 코앞에 있지만 열에 아홉은 모르고 지나친다는 숨은 단풍 명소다.
강원도세계잼버리수련장 인근에 있는 화암사는 신라시대 진표율사가 세운 작은 사찰로 금강산 첫 봉우리라는 신선봉 아래 1천200년 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가을이면 절 뒤편 화암폭포에서 붉은 단풍이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가면서 10월 중순이면 절을 완전히 끌어안은 모습으로 비경을 연출한다.
설악산 단풍보다 색이 더 진한 것이 특징이다.
단풍은 이달 17일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파로호 호반에 자리 잡은 양구군 방산면 오미리 '비수구미 마을'도 한가롭게 걸으며 가을 정취를 만끽하기에 제격이다.
비수구미 마을은 일제 강점기에 화천 수력발전소가 건설되면서 고립돼 생긴 동네.
울창한 원시림이 울긋불긋 곱게 물든 오솔길을 따라 트레킹하는 재미가 있다.
원주시 흥업면 매지리 연세대 원주캠퍼스도 지역에서는 알아주는 단풍명소다.
매지저수지와 벚나무 길, 은행나무 가로수길, 완만한 언덕의 산림욕길, 소나무 숲 등이 있어 산책길이 지루하지 않다.
특히 캠퍼스 내 노천극장은 영화 '사랑을 놓치다'(2006년작)의 주요 장면을 촬영한 곳으로 정결하게 조성된 계단식 잔디가 가을이면 노란빛으로 곱게 물든다.
비수구미 마을, 연세대 원주캠퍼스의 단풍은 각각 오는 18, 20일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
◇홍천 은행나무숲·두타연…한적한 단풍길 = 장엄한 산세와 어우러져 유난히 진한 단풍색이 중후한 멋을 뽐내는 가을 오대산.
그 끝자락에 잠실야구장 만한 거대한 크기의 은행나무숲(홍천군 내면 광원리)이 있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온통 황금빛으로 물든 숲에 들어서면 마치 다른 세상에 들어온 듯 기분이 된다.
노랗게 물든 2천여 그루 은행나무들 사이로 내리쬐는 가을볕도 노란빛을 띠는 황홀한 풍경.
땅 주인이 25년 동안 혼자 숲을 가꿔 2010년 처음으로 개방, 매년 가을마다 한시적으로 문을 열고 있다.
50여 년간 민간인 출입통제지역이었다 지난 2006년 개방된 양구군 방산면 송현리 '두타연 산소길'도 가볼 만하다.
이곳에서는 손때가 묻지 않은 자연 그 자체의 순수한 단풍을 즐길 수 있다.
민통선 북방에 있어 '금강산 가는 길'로 불리는 이 길은 활엽수림을 가로질러 계곡을 빼곡이 덮은 울긋불긋한 단풍이 일품이다.
파란 가을 하늘 아래 빨강, 주황, 노랑, 연두색 등 형형색색의 단풍이 계곡물에 비쳐 물과 함께 출렁이는 모습 또한 아름답다.
평창군 용평리조트 내 곤돌라 코스에서 내려다보는 발왕산(해발 1천458m) 단풍도 절경이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을 간다는 발왕산의 명물 주목(朱木)이 붉게 물들어 드넓게 펼쳐진 풍경을 발아래로 내려다보면 입이 딱 벌어진다.
이 밖에 강릉 왕산면 왕산교에서 대기리로 뻗은 고개 '닭목재'와 대기리 배나드리 마을에서 정선 구절리 사이 '곰자리길', 노추산로', 정선·영월·태백의 접점고개인 '만항재' 등이 단풍 드라이브코스로 더없이 좋다.
한편 홍천 은행나무숲와 두타연, 만항재의 단풍은 오는 20일 절정을 이룰 전망이며 발왕산과 닭목재·곰자리길·노추산로는 18일께 가장 아름답겠다.
r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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