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기피식물18] 고삼(너삼)

[충기피식물18] 고삼(너삼)

고삼은 살충효과가 뛰어나 예로부터 가축 피부에 기생하는 기생충과 재래식 화장실의 구더기를 없애는데 이용되어 왔다. 요즘에는 친환경농업에서 천연살충제로 깍지벌레와 진딧물, 응애 등 해충 방제에 이용하기도 한다

고삼(Sophora flavescens Solander ex Aiton)은 볕이 드는 길가 풀밭에 흔히 자라는 콩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높이는 80~150cm 정도로, 줄기는 곧게 서나 위에서 가지가 많이 나고 아랫부분은 목질처럼 단단하다. 전체적으로 녹색이지만 가지와 만나는 잎자루 끝에는 한 쌍의 가는 턱잎과 보라색 무늬가 있다. 잎은 어긋나게 달리며 아카시아나무 잎처럼 홀수깃꼴겹잎 형태를 하고 있다. 길가에 꽃을 피우고 서 있는 고삼 ⓒ www.naturei.net 2009-09-12 [ 유걸 ] 6~8월에 가지 끝에 나비 모양의 연한 노란색 꽃이 한쪽으로 치우쳐 20cm 내외의 총상꽃차례를 이룬다. 꽃받침은 통처럼 생겼고 겉에 털이 나며 끝이 5개로 얕게 갈라진다. 꽃이 지면 길이 7~8cm의 짧고 긴 콩열매를 맺는다. 속에는 4~5개의 씨앗이 들어 있다. 씨와 씨 사이는 약간 잘록하여 염주 같으며 수직으로 쳐져 달린다. 처음에는 녹색이나 익으면 까매진다. 고삼(苦蔘)이란 이름은 약으로 이용하는 뿌리가 매우 쓴데서 연유한다. 고삼과 닮아 구분이 쉽지 않은 것으로 황기가 있다. 고삼이 맛이 쓰고 성질이 찬데 비해 황기는 맛이 달고 성질이 따뜻하여 고삼을 쓴너삼, 황기를 단너삼이라 부르기도 한다. 고삼의 잎(좌)과 줄기 턱잎(우) ⓒ www.naturei.net 2009-09-12 [ 유걸 ] 재배 방법 고삼은 물이 잘 빠지는 사질토양 또는 점질토양을 좋아한다. 재배하려면 3월 하순에서 4월 중순에 콩 심듯 종자를 심어 재배한다. 종자 채취는 콩열매가 충분히 익었을 때 하는 것이 좋다. 고삼은 재배하거나 파는 곳이 거의 없기 때문에 종자를 채취하거나 살아있는 뿌리를 구해 심으려면 직접 채취하러 가야만 한다. 도심에서는 좀처럼 발견하기 힘들지만 인근 야산, 볕이 드는 길가에서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것이다. 고삼은 생명력이 강한 식물이기 때문에 재배하기는 간단하다. 단, 채광이 좋은 양지쪽에서 키우는 것이 좋다. 음지에서는 성장이 더디다. 고삼은 넝쿨성 식물이 아니기 때문에 지주가 필요 없으나, 그대로 놔두면 바람 등에 의해 넘어지기 때문에 보조로 지주를 세워 묶어 주는 것도 좋다. 고삼의 꽃(좌)과 열매(우) ⓒ www.naturei.net 2009-09-12 [ 유걸 ] 약성 및 활용 주요 독성분은 마트린(matrine)과 시티진(cytisine)이다. 풀 전체에 들어있으나 주로 씨앗에 시티진이, 뿌리에는 마트린이 함유되어 있다. 고삼은 먹으면 토하고 싶을 만큼 쓴맛이 있는데 원인은 마트린에 있다. 시티진에 의한 주요 중독증상은 입으로 섭취를 한 경우, 잠시 뒤에 입안이 뜨거워지며, 목이 마르고, 구토, 복통, 설사, 호흡곤란, 언어불능, 시각장애, 청각장애, 의식불명, 호흡마비 등에 이르게 된다. 「약초의 성분과 이용」에서는, “뿌리를 가을에 캐어 물에 씻어서 햇볕에 말린다. 맛이 쓰지만 인삼과 같은 효과가 있다는 뜻에서 고삼(苦蔘)이라 하게 되었다. 식물 전체에 알칼로이드 성분이 있다. 동의치료에서 뿌리를 건위약, 오줌내기약, 열내림약, 아픔멎이약, 살충약으로 이용한다. 황달, 오줌을 누지 못할 때, 옴, 습진, 마른버짐에도 쓴다. 또한 수렴성 피멎이작용이 있어 적리와 설사, 치질, 자궁출혈에도 쓴다. 뿌리로 만든 고약은 트리코모나스질염, 습진, 신경성 피부염에 쓴다.”고 적고 있다. 지팡이처럼 길게 뻗은 고삼 뿌리 ⓒ www.naturei.net 2009-09-12 [ 유걸 ] 안덕균의 「한국본초도감」에는, “맛은 쓰고 성질은 차다. 하초습열(下焦濕熱)로 인한 황달, 이질, 대하, 음부가려움증에 유효하다. 가려움증에는 달인 물로 환부를 세척한다. 피부가려움증과 농포창, 옴이나 버짐 등에도 활용되며, 열이 쌓여서 소변을 잘 못 보고 아픈 증상에 효력을 보인다.”고 한다. 고삼은 또한 살충효과도 뛰어나 예로부터 가축 피부에 기생하는 기생충과 재래식 화장실의 구더기를 없애는데 이용되어 왔다. 요즘에는 친환경농업에서 천연살충제로 깍지벌레와 진딧물, 응애 등 해충 방제에 이용하기도 한다. 친환경 농약으로 시판되는 다수가 고삼뿌리 추출액을 주원료로 하고 있다. 뿌리나 전초를 생즙을 내거나 물에 달이거나 알코올에 우려내어 사용한다.

유걸 기자 [2009-09-12 13:2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