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남교반과 고모산성 20. 4. 18
집에서 갇혀 있다는 게 얼마나 답답한가
그놈의 코로나가 아직도 남아서 애를 태운다
오후에 무작정 목적지 없이 떠나본다
도착한 곳은 진남교반 진남휴게소에 주차하고
고모산성으로 천천히 숨을 고르면서 오른다
코로나 19 때문에 이곳으로 모이는 사람들
여느 때보다 가족 단위로 많이 모여서
서로들 원수진 것처럼 외면하는 현실이 아쉽다
고모산성에서 내려보는 겹겹이 쌓인 산야는
연두색으로 옷을 갈아입고 진남교반을
흐르는 물에는 윤슬이 일어나 눈을 돌린다
오정산의 토끼비리 길에는 단장된 데크 길이
아찔하고 교반에서 흐르는 물가에는
슬픔의 한을 간직한 수달래가 아름답게 눈길을
잡아당기며 오미자 터널 앞으로는 묵은 철길이
간격을 이루며 길게 뻗은 그 철로를 걷는다
갑자기 나타난 돌틈으로 영산홍의 활짝 핀 꽃들이
걸음을 멈추게 하지만 그냥 지나칠 수가 없는
나는 폰카로 마구 그림을 담고 화려함에 혼을 놓는다
새로 꾸며진 다리 위를 걸어 휴게소에 도착
분위기 좋은 식탁에 치즈 돈가스로 저녁을 때우고
저무는 해는 오늘도 여기에 어둠을 내려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