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서재/자작시

감기

기영석 2019. 5. 24. 04:34

#자작시

 

감기 / 기영석

 

온통 세상이 뿌옇다 못해

하얘지고 중무장을 했다지만

지독한 이놈은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니 머리가 찌뿌둥해진다

 

콧물이 나고 목이 잠기더니

목성이 변하고 이불 덥고 누웠는데

이를 본 내 것이 갖은 약을 먹이지만

이놈은 나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내 편이 되어준 내 것이 있음에

미안하고 고맙고 감사할 뿐이다

이맘때면 꼭 찾아와 나에게 시비 걸고

 

이놈과 싸우려 해도 이길 수가 없다

형체도 없는 것이 허상일 뿐인데

지독한 너는 무엇이길래 나를 괴롭히느냐

 

너란 놈을 이기려면 시간이 약인 것을

누구나 안다는 걸 너는 알겠지

며칠만 더 싸우자 기어이 이길 거니까

지독한 이 나쁜 놈아

19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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