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서재/자작시

고마움의 비

기영석 2019. 5. 24. 04:29

#자작시

 

고마움의 비 / 기영석

 

이른 새벽 요란한 저 소리

기다렸던 반가운 손님이다

고맙다고 감사하다고 할 때까지

농민들이 바라는 만큼만 내려라

 

낙수지는 소리가 정겨울 때

밖의 어둠은 사라지고

비에 젖어 목욕한 초목들은

선명한 자태로 맑게 웃어준다

 

보고 싶고 그리움이 쌓여야 반가 웁듯이

살아가는 데는 추적거리기 보담은

서로의 배려와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먼저 챙겨주는 삶을 비에서 배운다

 

가뭄으로 타들어가는 시점에

아파하며 어둠만 채워지는데

누군가는 도움의 손을 꼭 잡아주듯이

뇌리는 복잡한 혼돈의 시간이 이어진다

 

자꾸만 흔들리는 마음에

고의 간직한 저마다의 현실을

표현하는 설렘의 지친 하루는

오늘도 더디게 지나가겠지

190518

'나의 서재 >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기  (0) 2019.05.24
두견이의 합창  (0) 2019.05.24
어림호  (0) 2019.05.24
한 쌍의 독도  (0) 2019.05.24
모란은 피었다  (0) 2019.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