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는 마음 / 기영석
새해 첫새벽의 어둠이 사라지고
한 해의 새 날이 밝아온다
현관문을 빼꼼히 열었더니
밤새 꽁꽁 얼었던 추위가
달구어진 얼굴을 세차게 후려 때린다
얄미운 회색 구름 심술부리고
앞 산 나뭇가지 그물에 걸렸더니
나 보란 듯이 서서히
칼날 빛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찬 손 합장하고 머리 숙여
가족들 걱정 없게 잘 보살펴 주시고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해 주세요
올 해는 저에게 농사도 잘 짓고
시 농사를 잘 짓게 해 달라며 빌었다
추워서일까 해님은 말이 없다
아마도 부지런함에 달렸다고 하시겠지
그래 눈 크게 뜨고 앞만 보면서
나의 갈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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