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남매 / 풍호 기영석
어미의 탯줄에 잉태하여
시시각각 태어났지만
여기서 하나가 없다면
삶에 얼마나 불편하겠는가
삶에 시달려 이마엔 밭고랑이
머리에는 찬 서리가 내렸으니
남은 인생 계산기가 없더라
희망도 행복도 모두가 허상이고
보이지 않으니 붙잡지도 못하고
구름처럼 강물도 흘러만 가는데
내 몸이 노화인 걸 누구를 탓하랴
다섯 손가락 건강해달라고
돌부처에 합장해 빌었더니
대답 없는 메아리뿐이고
반지의 아픔에 인지가 아파져 온다
19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