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옛날 여름밤에 / 풍호 기영석
시골 마당에 멍석 깔아
잡풀로 모깃불 피우면서
둘러앉은 마을 사람들
땀에 찌든 몸을 웅덩이에 목욕하고
우물에서 바가지로 물을 퍼서
시원하게 등목 하니
인심 좋은 이웃사촌
강낭 감자 삶아 오면
개떡 장떡 함께 먹으며
밤이 즐거웠던 그 시절
등불 하나 불 밝혀
밤늦도록 팔 베개 드러누워
깜깜한 하늘만 쳐다보며
반짝이는 별들만 세다가 잠들고
깨어보니 찬 이슬만 남았어요.
19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