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 기영석
한해의 산행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건강하고 무사히 잘 다니게 해 달라며
신령님께 고하는 시산제를 지낸다
떡과 고기 과일 밥으로 정을 함께 나누고
새롭게 조성된 경천섬 수상 탐방로 물 위를
폴짝폴짝 뛰면서 좋아하는 회원들이
신이 났는지 깔깔되는 너스레의 울림에
강물도 웃으며 춤을 춘다
찬 바람이 얼굴을 때리고 지나갈 때
건너편 물가에 노니는 오리들의 자맥질
강 옆 산의 나목들은 깊은 잠에서
봄이 오기를 기다리는지 말이 없다
상주보에 갇힌 강물에 윤슬이 눈부시고
학 전망대가 지는 햇빛을 쏟아 내며
우뚝 선 보도교 마무리 공사는 분주하다
새로운 명소가 꿈틀거리며 기지개를 켜고
봄의 손님맞이로 단장하며 하품을 한다
2020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