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린 /기영석 소 먹이고 말타기 숨바꼭질하던 큰 무덤가 도래솔 주변 발아래 키 작은 아기 잔 소나무들이 인고의 세월을 친구 되어 함께 자라왔다 사계절 고고한 절개를 지키려고 한 자리에서 군자의 당당함이 서려있다 올곧게 푸르름을 간직한 채 쩍쩍 갈라진 송린 사이로 송진이 나와있다 햇살에 미소 짓고 찬 서리 사라지면 솔가지에 박새 춤추며 노래한다 수많은 솔잎처럼 지나온 추억 간직하고 땅속뿌리들은 뒤엉킨 삶을 숨기려 하겠지 바람 부는 날이면 솔가지의 잎에 찔려 아프다고 윙윙되며 함성처럼 들려온다 추위를 이기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소나무 솔향 가득한 겨울 솔밭길을 걸으면서 20200119